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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의 모자 브랜드 탄생의 비밀
작성자
세스넷
작성일
2016-12-12 10:29
조회
436

사회적기업 '동천' 모자브랜드 탄생 숨은 공신은?


-사회적기업 '동천'의 모자 브랜드 런칭까지
-브랜드, 법률, 디자인, 예술 ···4개 분야 프로보노의 아름다운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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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의 한 공장. 오늘도 모자기계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이곳은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 ‘동천’의 생산 공장이다. 2002년 동천학원이 설립한 동천모자는 노동부가 인증하는 사회적기업이자 국내 모자업계에서 10위권에 드는 우수 기업이기도 하다.


동천모자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곳의 ‘사람들’에 있다. 52명의 생산직 직원 중 약 77%인 40명이 지적 장애인으로 이들에게 안정된 직장이자 꿈을 키워가는 터전이 되고 있기 때문. 사실 이들은 장애인이기 전에 뛰어난 기술자들이다. 비장애인 노동자들보다 더 능숙한 솜씨로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품질의 모자를 생산해내고 있다. 모자 창 위의 자수 작업, 라벨 붙이기, 실밥 뽑기, 재봉틀 작업, 불량품 검사 등 공정을 책임지는 장애인들의 일솜씨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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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회적기업 동천의 생산공장. 52명의 생산직 직원 중 약 77%인 40명이 지적 장애인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술과 품질을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동천은 사회적경제 분야와 이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만 소비자들에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생산한 대부분을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구조 상 소비자가 기억하는 것은 동천이 아닌 브랜드의 이름이었던 것. ‘동천 만의 브랜드를 만든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커진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브랜드가 없어서 겪는 고충은 생각보다 크다. 수많은 공정 중 브랜드의 로고를 부착 과정은 매우 작은 부분이나 그로 인해 생기는 가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차이를 아는 동천의 직원들은 우리만의 브랜드에 항상 목말라 있었다.


 


'프로보노'와 함께 한 브랜드 런칭 


예술작가, 브랜드전문가, 변리사, 디자이너까지 따뜻한 재능나눔



동천 운영진들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기존 OEM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B2C사업에 첫발을 딛는 큰 결정이었다. 때마침 찾아온 홈쇼핑 방송 런칭 기회는 결심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방송에서 동천 모자를 대표할 브랜드를 만들자!’


하지만 스스로 브랜드를 구축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움을 구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찾던 끝에 동천은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의 프로보노허브에 문을 두드렸다. 전문가와 예술인, 그리고 사회적기업의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동천과 프로보노허브는 목표와 과제, 기간 등을 정리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보노를 찾아 나섰다. 6백여명의 프로보노 풀과 수많은 자문 케이스를 매칭·운영한 프로보노허브의 노하우가 발휘되었다. 먼저 동천 만의 모자디자인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KOTR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호서대 교수인 한젬마 교수와 한창우 작가 등 미술 작가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예술 작품과 결합해 디자인과 메시지를 담는 KOTRA의 지원사업이 이들과 만난 계기가 되었다. 행운처럼 찾아온 모자와 아트의 콜라보레이션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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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동천의 모자 브랜드 런칭 첫단계인 모자 디자인 개발. 호서대 교수인 한젬마 교수와 한창우 작가 등 미술 작가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유니크한 모자디자인을 만들었다


 


디자인이 개발되자 브랜드 네이밍을 시작했다. SK의 임직원 프로보노 봉사단에 있는 박근홍 프로보노가 그 과정을 이끌었다. SK건설에 근무하는 박근홍 프로보노는 SK증권, LG생활건강 등 에서 우수고객 및 지점 마케팅, 관계사 제휴마케팅, 소비재마케팅, 해외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실무 전문가인 데다가 사회적기업에 마케팅 강의와 자문을 한 경험이 있어 사회적기업을 잘 알고 있었다.


프로보노를 만나자 모자와 아트의 만남을 컨셉으로 하는 브랜드 구축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브랜드의 타켓을 정하고, 브랜드의 핵심가치, 브랜드관련 인간적 특성, 브랜드요소를 기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도출했다. 이후 브랜드 네이밍 구조를 기초로 브랜드 네이밍의 컨셉을 정했다. 브랜드 컨셉을 바탕으로 3개 분야 10개의 네이밍이 도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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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동천을 방문해 브랜드 네이밍 과정을 설명하는 박근홍 프로보노(SK건설, 사진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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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의 모자생산 공장을 찾아 제품과 작업 과정을 살펴보는 프로보노




프로보노는 외부 전문가 집단의 의견도 수렴했다. 브랜드 후보 안을 컨셉과 같이 제시 후 컨셉 적합성 및 선호도 기준으로 3개의 대안 선정을 요청했다. 패션 관계자와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 등으로 이뤄진 ‘선정단’이 만들어 진 것! 스크리닝된 브랜드 후보안을 대상으로 동천, 미술작가, 국민대 등 관련자들과 협의한 끝에 'All that Art (ATA)'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최종 확정되었다.


ATA 브랜드가 실제로 상표 등록이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상표등록 여부의 확인은 법률 프로보노가 도움을 주었다. 신전테크원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인 전준 변리사와 SK이노베이션의 박보건 변리사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보노들은 자신들의 바쁜 일과와 촉박한 일정에 불구하고 동천 브랜드의 상표권 선행조사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사회적기업 동천이 추구하는 사회적 미션을 지지하고 응원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로보노의 검토를 통해 동천은 상표 등록 가능성은 높지만 의류군의 특성상 빨리 등록 받는 편이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출원 후 등록까지 통상 1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출원과 동시에 우선 심사청구를 진행해 4~5개월 정도로 심사기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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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재능기로 탄생한 사회적기업 동천 모자의 브랜드 로고


 


브랜드 로고는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학생들이 프로보노로 참여해 제작해 주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 전문대학원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세스넷과 함께 사회적기업과 창의적과업과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프로젝트를 매 학기 진행해 오고 있는데 이 작업 역시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은 발로 뛰며 동천의 모자를 조사하고 수정과 검토를 거듭했다. 그 끝에 대망의 브랜드 로고 디자인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모자디자인, 브랜드, 상표권등록, 로고디자인까지. 예술과 프로보노의 만남은 사회적기업 스스로는 결코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넉넉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동천은 홈쇼핑을 통한 모자판매가 가능하게 되었고, 예상을 뛰어 넘는 매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보다 더 큰 의미는 장애인 직원들이 생산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제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갖게된 데서 오는 자부심이었다. 각 분야의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은 이번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회적경제의 많은 기관들에게 희망이 되는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글. 사진 김세리 선임매니저(프로보노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