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넷스토리

“한국에서 자립? 꿈 아니에요.”
작성자
세스넷
작성일
2016-07-11 18:01
조회
536

포스코와 함께하는 다문화&취약계층여성 경제적자립 지원사업


“한국에서 자립? 꿈 아니에요.”   


-카페 점주 된 결혼이주여성 루나 제너린 씨


 

사진_1루나제너린_씨_창업_카페_개업식


 


지난 7월 6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작은 카페가 개업했습니다. 37㎡ 남짓 크기에 6개의 테이블이 놓인 평범한 카페이지만 거기에는 한부모 가정이자 다문화가족인 세 식구의 희망이 있습니다.


그곳은 '카페오아시아 신대방점'으로 주인은 루나 제너린(33) 씨입니다. 커피는 물론 20여 개의 다양한 메뉴를 능수능란하게 만들어 내는 바리스타이자 매장 시설, 원재료 관리 등 카페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초보 ‘사장님’입니다. 본사인 소셜프렌차이즈 '카페오아시아'가 브랜딩, 메뉴 개발, 판매 전략 등을 지원하지만 가맹점인 이곳의 성공은 온전히 그의 손에 달렸습니다. “계속 많은 분의 도움을 받겠지만 (카페가) 성공하려면 이제부턴 제힘으로 해야 해요. 자신 있냐구요? 무조건 열심히 해야죠. 커피 맛 하나는 자신 있어요.(웃음)"


 


| 착한 일터가 준 직업과 '경력'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카페오아시아의 ‘포레카점’과 ‘서교점’에서 바리스타로 경험을 쌓았습니다. 카페오아시아는 결혼이주여성, 장애인, 탈북주민 등 사회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한 전국 3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자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제너린 씨는 이곳에서 한국에 와 처음 정규직이 되었고 ‘직업’과 경력이 생겼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의 다문화지원센터를 통해서 카페오아시아에 취업이 됐어요. 전에는 나라에서 나오는 보조금이 끊어질까 봐 일정 시간 이상 일은 하려야 할 수 없었는데 여기 와서부터 정규직 풀타임으로 일하기로 했어요. 보조금 없이 일해서 번 돈만으로도 살 수가 있다는 게 정말 뿌듯했어요."


사진_2루나_제너린

'카페오아시아 신대방점'에서 손님에게 음료를 건네고 있는 점주는 다문화&취약계층경제적지원사업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주민 루나 제너린 씨입니다.


 


그에게 취업은 생존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지역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힘들었던 결혼생활에 간신히 마침표를 찍었지만 두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싱글맘'의 현실에 맞닥트렸습니다. 제너린 씨는 자녀들과 국적이 다릅니다. 두 아이는 한국인이지만 그는 한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아이들의 나라인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 '내 가게'로 이어가는 꿈 


사회적기업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얻고 점차 일어서던 그에게 카페 창업 기회가 온 것은 올해 2월. '포스코와 함께하는 다문화·취약계층여성 경제적 자립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일명 <I'm CEO> 프로젝트인 이 사업은 바리스타로서 숙련된 결혼이주여성의 카페 창업을 지원하여 경력을 이어가면서 지속적이고 주체적으로 자립의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창업자금과 경영컨설팅, 제반 행정 절차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올해 2월 새터민 출신의 첫 창업자를 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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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린 씨는 카페를 열기까지 마케팅, CS, 매장관리 등 점주로서 카페 운영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컨설팅과 맞춤교육을 받았습니다.


"선정되었을 때 정말 기뻤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어요. 가게를 열면 신경 쓸 일이 정말 많으니까요. 그래도 하다 보면 괜찮을 거라는... (배짱이요?) 네, 그런 주의에요 제가(웃음).”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생활 11년 차에서 오는 여유와 꾸밈없는 자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가게에 오실 손님들이 얼마나 되고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앞으로 차근차근 알아가려고 해요. 그분들이 원하는 걸 파악해 맞추다 보면 손님도 조금씩 늘어날 거로 생각해요."


지원기관과 본사에서 도와주는 많은 분이 없었다면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솜씨와 고객 중심의 마인드가 천상 '카페 사장님'같았는데요. "선정된 것은 '축복(bless)'이지만 지금부터는 내 힘으로 해야 성공한다"는 말에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함이 베어있었습니다.


창업 소식에 들뜬 건 초등학생인 딸과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 카페가 문 여는 날을 같이 손꼽아 기다렸다는 아이들의 꿈은 '엄마를 닮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뭐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엄마 같은 바리스타라고 해요. 카페가 잘 돼서 계속한다면 나중에 우리 딸이 물려받을 수도 있겠네 하는 상상하면 정말 기분이 좋죠. 이 길을 걸어갈 힘이 생겨요."


 


 


| "동료들도 용기 얻었어요"


작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총 결혼이민자 15만여명 중 여성은 약 12만여 명으로, 그중 결혼 5년 이내 가정이 해체되는 비율은 37.8%에 이릅니다. 비율은 계속 증가하여 자신과 자녀를 건사해야 하는 ‘제2의 제너린’은 더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결혼을 유지하더라도 대체로 부부간 나이 차이가 많은 탓에 시간이 지나면 한국인 남편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되어 자녀 교육 등의 부담은 결국 결혼이주여성에게 전가됩니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고용률은 직전 조사 대비 높아졌으나 일자리의 질적 수준은 일반 여성보다 훨씬 열악합니다.한 조사에 따르면 단순노무가 29.9%로 가장 높고 23.9%는 서비스 분야 종사자였으며, 관리자는 0.1%에 그칩니다.(<여성가족부 2012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기준)


사진_15개업식

개업식에서는 함께 일했던 카페오아시아의 동료 바리스타들이 응원메시지 카드를 선물했습니다. 카드를 받고 밝게 미소짓는 제너린 점주.


 


밝지 않은 현실 속에 제너린 씨의 이번 창업은 한국에서 결혼이주여성의 일과 삶에 하나의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희망에는 기업과 비영리기관, 사회적기업 3자가 공동으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좋은 일터 조성하고 전문 직업인 양성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가 있었습니다. 카페오아시아 본사 관계자에 따르면 제너린의 창업과정 지켜본 동료 바리스타들도 하나둘씩 다음 꿈을 꾸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마음 속 두려움이 용기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한 제너린의 작은 카페가 한국에서 보통 삶을 꿈꾸는 이분들에게 변화의 씨앗이 되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


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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